[펌] 스웨덴 심리학자가 분석한 호날두
Ingrid R. Frida | Department of Psychology - Örebro University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는 경기장 안팍에서 항상 많은 화제를 일으킨다. 호날두라는 인물은 열광적인 축구팬, 축구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심리학자에게도 깊은 관심의 대상이다.
호날두가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축구선수로서 타고난 신체적 능력 뿐만 아니라 그의 심리적 특성도 큰 역할 했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존재한다. 인간을 둘러싼 환경은 인간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며 환경은 인간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주어진 환경은 인간을 어떤 존재로 만들어나가지만 때때로 그 과정은 인간 개인에게 폭력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가해지는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내면을 방어하기 위해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성(Befästning)을 구축한다.
이 성이 단단한 사람들은 사회 규율에 영향을 벗어나고 그 규율을 극복한다. 나는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한 초인(Übermensch) 역시 이런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호날두 역시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사회적 상식을 벗어난 그의 패션 센스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사회가 불합리한 폭력을 개인에게 가할때에는 이런 기질은 개인이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이런 기질은 개인이 사회의 규율과 관습을 어겼을 경우에도 그 사람이 자신의 잘 못을 인정하지 않도록 만든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끊임 없이 자신의 행동에 강력한 자기합리화 기제를 발현시킨다.
즉, 고귀한 이상을 실현 시키기 위해 세상과 싸우는 사람에게는 신념이 될 것이며, 악한 행동을 하는 범죄자에게는 자신의 악행을 합리화하는 수단이 된다.
호날두의 경우에는 후자에 가까운 모습으로 발현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사진은 제가 걍 퍼온거)
그는 스페인 리그의 코르도바와 경기에서 경기장 내 폭력 행위로 퇴장당하였다. 경기장에서 퇴장하면서 호날두는 자신의 오른쪽 가슴에 달려있는 라리가 우승 패치를 터는 행위를 함으로써, 자신의 행위의 잘잘못 보다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중에게 보여주고자 하였다. 경기장 내 규율과 관습을 어겼음에도 그는 자신은 경기장 내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부터 내보이고자 했다.
호날두가 이탈리아로 떠나게 된 계기가 된 탈세 사건에서 호날두가 법정에서 한 말은 이런 논지를 더욱 강화시키는 사례이다. 자신의 탈세 혐의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단지 호날두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였다고 말하였다. 행위의 원인은 본인에게 있음에도, 호날두의 '성'은 그 원인을 세계적인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음해하려는 공작으로 치부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함과 동시에 스페인의 사법체계를 폄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탈세 혐의가 확정나자 호날두는 화살을 스페인 사법체계에서 자신이 수년 동안 속한 가족과도 다름없는 레알 마드리드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탈세를 한 것은 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당연히 받아야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구단을 비판하는 그의 모습은 그의 발할라의 궁전, 호날두의 성이 얼마나 단단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호날두가 탈세 논란이 한창일때 올린 사진)
나는 4년 동안 우퇴위아 섬에서 대량 학살을 벌인 아네르스 브레이비크(Anders behring Breivik) 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바 있다. 그 역시 자신의 범죄를 극우 민족주의라는 신념체계로 합리화한다. 모든 일이 자신이 호날두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호날두의 '호날두주의(Ronaldism)' 역시 브레이비크의 극우 민족주의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둘의 차이는 행위의 심각성 뿐이다.
최근 슈피겔이 폭로한 호날두의 성폭력 의혹은 무의식의 성이 강한 사람이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는지 잘 나타낸다. 자의식 과잉, 호날두주의는 호날두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면, 그 행동이 무엇이든 간에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좋아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성관계를 거부하는 여성에게, 글로 담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한 행동을 하며 그 여성의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 것과 그 여성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배상액도 최대한 깎아내려는 그의 모습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어떠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나는 호날두인데 왜 성관계를 거부하지? 이해가 안되는 군'
그 사건 당시 그가 했던 생각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호날두이기 때문에 발생한 일 입니다' 라고 말하며 스페인 사법체계가 자신을 이유없이 공격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 처럼, 이번에도 호날두는 모든 것이 다 가짜 뉴스라고 말하면서 유럽 최고의 공신력을 가진 슈피겔이 이유없이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코페르니쿠스 이후로 인간의 관념 속에서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게되었지만, 호날두의 성은 그런 과학적인 사실을 잊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호날두의 세계에서는 호날두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
한줄 요약 - 호날두는 자의식 과잉 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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